불현듯 생각난 죽을 고비를 넘긴 이야기
Posted 2008/06/24 01:34
그것은 군대를 전역하고 반년쯤 지나서 동아리 MT를 갔을 때의 일이었다.
전역하면 학생들이 복학생들과 놀아주지 않는다는 다소 어이없는 농담을 어느 정도 슬슬 진심으로 느껴가던 차에 따라갔던 동아리 MT라서 나름대로 기대를 하고 동아리방에 집합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동아리방에 사람들이 꽤 모이고 보니 비가 갑자기 쏟아지는 것이었다. 비는 얼마 안가 그치기는 했지만 궃은 날씨는 도통 맑아질 생각이 없어 보였는데, 이런 날씨에도 불구하고 MT를 나름대로(속으로만) 기대했던 사람이 나 말고도 여럿이 있었는지 결국 MT는 강행이 되어 떠나게 되었다.
후배중에 차를 가지고 있는 녀석이 있다. 이 친구는 평범하게 사는 평범한 녀석인데 운전을 시작하게 되면 뭐랄까... 그러니까 스트리트 레이서가 된다 -_- 매우 무시무시하게 운전을 하는 편인데, 이 때는 아직 몇 번 차를 얻어타본 적이 없었던 터라 잘 모르던 때였다. 그래서 별 생각없이 차를 타고 MT장소로 향하게 되었다.
날씨도 안좋고 가는 길은 멀어 차 안의 분위기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은 먼저 떠났고, 말하자면 지금 이 차를 타고 가는 사람들은 '후발대' 였는데, 차 안에는 전부 말주변도 없는 사람들, 재미없는 사람들만 타고 있었다. 따라서 차 안에서는 쓸데없고 어이없는 농담들이 오고갔는데, 그것도 질려서 슬슬 조용해지는 분위기였다. 스트리트 레이서의 본능을 가진 후배녀석은 운전 험하게 하는 것도 질렸는지 그냥 평범하게 달리고 있었고, 비는 슬슬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날씨는 시간이 늦어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고, 이윽고 차는 양옆에 논밭이 있는 어느 이상한 분위기의 도로로 접어들게 되는데...
그때였다. 뒷좌석에서 뒤척이다가 무심코 앞을 봤는데,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트럭이 요상한 운전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지그재그였다. 그것은 마치 음주운전의 그것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이거 보니까 딱 2~3초 있으면 우리 차와 충돌할 기세였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놀라웠던 것이, 진짜 곧 죽을거 같은 상황이었지만 진짜로 뭐라고 말이 안나오게 된다.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다. 그 차안에 있던 모든 사람이 다 그랬다. 모두 조용했던 상황. 곧 있으면 내가 죽을 상황이었는데도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내 자신이 참으로 놀라웠다. 아니, 아무런 생각조차 없었다. 단지 조금 있으면 죽을거 같다... 와 같은 생각. 그런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이것은 굳이 비교하자면, 친구가 타자치는 것을 구경하는데 영어로 맞춰놓고 한글을 쳐서 "qnfgusemt todrkrsks..."같이 이상한 문자가 써지는 것을 보고도 "한글로 바꿔 임마" 같은 말을 못하고 그냥 "어... 어..." 하고 구경하는 꼴이랄까. 전혀 말도 안되는 비교기는 하지만;
뭐 얻어듣기로는 죽기 전에는 자신이 살았던 삶이 주마등처럼 흘러간다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가, 그때는 내가 아직 죽을 때가 아니었나보다. 나는 주마등 따위를 보지 못하였다. 그냥 충돌할 상황을 앉아서 기다리고 있던 그 때에, 기적은 일어났다. 우리 스트리트 레이서 후배녀석이 순간 곡예운전을 시전하여 그 위험을 피해나왔다. 기적적인 탈출, 무사귀환, 환상의 곡예. 어떻게 그 위기를 빠져나왔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충돌을 피하여 빠져나온 후배 녀석. 급한 커브로 빠져나오느라 하마터면 양옆에 있는 논밭으로 굴러떨어질 뻔도 하였는데 본능은 살아있는건지 어쨌는지 다행히도 빠지지 않았고, 위험을 피한 상대편 트럭과 우리 차는 서로 정지하게 되었다. 사실 이 장면을 위에서 찍은 영상으로 봤으면 진짜 영화의 한 장면일 법도 한데, 어쨌든 우리는 죽을 뻔 했으니까 정지한 다음에 뭐 따로 한 것은 없었고, 그냥 "살았다 ㅜㅜ"따위의 표정만 짓고 있었는데, 트럭도 멈춘 것을 보니 그쪽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나 보다. 잠시 후 마음을 진정시킨 우리가 그 트럭기사에게 뭐라고 따지려고 한 순간 트럭은 유유히 떠나버리고.. 그 스트리트 레이서 후배(출신지역 : 부산)는 분노에 찬 표정과 독설로 화를 풀며 다시금 MT장소로 출발하는 것이었다.
이 때를 생각하면 참 사람 목숨 진짜로 아무것도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때 후배가 만약 레이서 본능이 발휘되지 않았다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혹시 죽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삶과 죽음은 정말로 종이 한 장도 안되는 차이구나.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진심으로 들었던 것이 그 사건 이후가 아니었나 싶다.
지금도 간혹 비오는 날 차를 탈때면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도대체 그 트럭은 왜 지그재그로 운전을 한 것인지... -_- 어쨌든 나는 살아남았다.
전역하면 학생들이 복학생들과 놀아주지 않는다는 다소 어이없는 농담을 어느 정도 슬슬 진심으로 느껴가던 차에 따라갔던 동아리 MT라서 나름대로 기대를 하고 동아리방에 집합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동아리방에 사람들이 꽤 모이고 보니 비가 갑자기 쏟아지는 것이었다. 비는 얼마 안가 그치기는 했지만 궃은 날씨는 도통 맑아질 생각이 없어 보였는데, 이런 날씨에도 불구하고 MT를 나름대로(속으로만) 기대했던 사람이 나 말고도 여럿이 있었는지 결국 MT는 강행이 되어 떠나게 되었다.
후배중에 차를 가지고 있는 녀석이 있다. 이 친구는 평범하게 사는 평범한 녀석인데 운전을 시작하게 되면 뭐랄까... 그러니까 스트리트 레이서가 된다 -_- 매우 무시무시하게 운전을 하는 편인데, 이 때는 아직 몇 번 차를 얻어타본 적이 없었던 터라 잘 모르던 때였다. 그래서 별 생각없이 차를 타고 MT장소로 향하게 되었다.
날씨도 안좋고 가는 길은 멀어 차 안의 분위기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은 먼저 떠났고, 말하자면 지금 이 차를 타고 가는 사람들은 '후발대' 였는데, 차 안에는 전부 말주변도 없는 사람들, 재미없는 사람들만 타고 있었다. 따라서 차 안에서는 쓸데없고 어이없는 농담들이 오고갔는데, 그것도 질려서 슬슬 조용해지는 분위기였다. 스트리트 레이서의 본능을 가진 후배녀석은 운전 험하게 하는 것도 질렸는지 그냥 평범하게 달리고 있었고, 비는 슬슬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날씨는 시간이 늦어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고, 이윽고 차는 양옆에 논밭이 있는 어느 이상한 분위기의 도로로 접어들게 되는데...
그때였다. 뒷좌석에서 뒤척이다가 무심코 앞을 봤는데,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트럭이 요상한 운전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지그재그였다. 그것은 마치 음주운전의 그것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이거 보니까 딱 2~3초 있으면 우리 차와 충돌할 기세였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놀라웠던 것이, 진짜 곧 죽을거 같은 상황이었지만 진짜로 뭐라고 말이 안나오게 된다.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다. 그 차안에 있던 모든 사람이 다 그랬다. 모두 조용했던 상황. 곧 있으면 내가 죽을 상황이었는데도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내 자신이 참으로 놀라웠다. 아니, 아무런 생각조차 없었다. 단지 조금 있으면 죽을거 같다... 와 같은 생각. 그런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이것은 굳이 비교하자면, 친구가 타자치는 것을 구경하는데 영어로 맞춰놓고 한글을 쳐서 "qnfgusemt todrkrsks..."같이 이상한 문자가 써지는 것을 보고도 "한글로 바꿔 임마" 같은 말을 못하고 그냥 "어... 어..." 하고 구경하는 꼴이랄까. 전혀 말도 안되는 비교기는 하지만;
뭐 얻어듣기로는 죽기 전에는 자신이 살았던 삶이 주마등처럼 흘러간다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가, 그때는 내가 아직 죽을 때가 아니었나보다. 나는 주마등 따위를 보지 못하였다. 그냥 충돌할 상황을 앉아서 기다리고 있던 그 때에, 기적은 일어났다. 우리 스트리트 레이서 후배녀석이 순간 곡예운전을 시전하여 그 위험을 피해나왔다. 기적적인 탈출, 무사귀환, 환상의 곡예. 어떻게 그 위기를 빠져나왔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충돌을 피하여 빠져나온 후배 녀석. 급한 커브로 빠져나오느라 하마터면 양옆에 있는 논밭으로 굴러떨어질 뻔도 하였는데 본능은 살아있는건지 어쨌는지 다행히도 빠지지 않았고, 위험을 피한 상대편 트럭과 우리 차는 서로 정지하게 되었다. 사실 이 장면을 위에서 찍은 영상으로 봤으면 진짜 영화의 한 장면일 법도 한데, 어쨌든 우리는 죽을 뻔 했으니까 정지한 다음에 뭐 따로 한 것은 없었고, 그냥 "살았다 ㅜㅜ"따위의 표정만 짓고 있었는데, 트럭도 멈춘 것을 보니 그쪽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나 보다. 잠시 후 마음을 진정시킨 우리가 그 트럭기사에게 뭐라고 따지려고 한 순간 트럭은 유유히 떠나버리고.. 그 스트리트 레이서 후배(출신지역 : 부산)는 분노에 찬 표정과 독설로 화를 풀며 다시금 MT장소로 출발하는 것이었다.
이 때를 생각하면 참 사람 목숨 진짜로 아무것도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때 후배가 만약 레이서 본능이 발휘되지 않았다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혹시 죽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삶과 죽음은 정말로 종이 한 장도 안되는 차이구나.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진심으로 들었던 것이 그 사건 이후가 아니었나 싶다.
지금도 간혹 비오는 날 차를 탈때면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도대체 그 트럭은 왜 지그재그로 운전을 한 것인지... -_- 어쨌든 나는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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